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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이혼 7 F1황제, 버니 에클레스톤 “황금 새장의 24년, 12억 달러를 받고 남편에게 용돈을 줍니다” - 아내 슬라비카 에클레스톤

“그의 비상식적인 행동은 저에게 극심한 스트레스와 불안을 안겨주었습니다. 더 이상 그와 함께 사는 것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사진-F1
F1 황제

 

2009년 3월, 런던의 한 법정에서 단 58초 만에 한 부부의 24년간의 결혼 생활이 끝났습니다. 남편은 ‘F1(포뮬러 원)’이라는 거대한 스포츠 제국을 건설한 황제, 버니 에클레스톤. 그리고 아내는 크로아티아 출신의 전직 모델, 슬라비카 에클레스톤. 세상의 관심은 온통 두 사람의 이혼 합의금에 쏠렸습니다. 최종적으로 슬라비카가 받게 된 금액은 약 12억 달러(약 1조 5천억 원). 역사상 가장 비싼 이혼 중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이 이혼에는 다른 세기의 이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기이하고도 아이러니한 반전이 숨어있었습니다. 법적으로 돈의 ‘주인’이었던 것은 아내 슬라비카였고, 이혼 후 그녀는 전남편 버니에게 매년 1억 달러(약 1200억 원)에 달하는 돈을 ‘지급’ 해야 한다는 것.

 

이것은 단순히 돈 많은 부부의 헤어짐이 아닙니다. 28살의 나이 차와 30cm의 키 차이보다 더 컸던 삶의 간극, 화려함 속에 가려진 한 여성의 외로움과 고통, 그리고 법과 돈의 논리가 만들어낸 가장 기묘한 이별 이야기입니다.

🏎️ 서킷에서 만난 운명, 30cm의 키 차이를 넘은 사랑

1982년 이탈리아 몬차의 F1 그랑프리 서킷. 아르마니의 프로모션 모델로 일하던 24살의 크로아티아 여성 슬라비카 라디치는 그곳에서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꿀 한 남자를 만납니다. F1의 실질적인 지배자이자 28살 연상이었던 버니 에클레스톤이었습니다. 188cm의 장신이었던 슬라비카와 159cm 단신이었던 버니. 누가 봐도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었습니다. 언어조차 통하지 않아, 그녀는 이탈리아어와 영어를, 그는 오직 영어만을 구사했습니다.

 

하지만 버니는 그녀의 강렬한 아름다움과 당당함에 첫눈에 반했고, 끈질기게 구애했습니다. 주변의 모든 편견과 시선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3년 후인 1985년 결혼식을 올립니다. 가난한 유고슬라비아 연방의 작은 마을 출신 모델이, 세계적인 부호이자 F1의 황제와 결혼한 것입니다.

 

결혼 후, 슬라비카의 삶은 겉보기에는 완벽한 성공 스토리였습니다.

런던 첼시의 1000만 파운드짜리 저택, 스위스 그슈타드의 호화로운 별장, 그리고 전용기와 슈퍼 요트. 그녀는 세상 모든 여성이 부러워할 만한 삶을 살았습니다. 두 딸, 타마라와 페트라를 낳아 키우며 ‘황제의 아내’로서의 삶에 적응하는 듯 보였습니다. 사람들은 그녀가 돈과 명예의 정점에서 행복할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슬라비카는 그 황금 새장 속에서 점점 시들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소박하고 가정적인 여성이었습니다. 수천억 원의 자산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집안일을 직접 하고 식기세척기조차 두지 않으려 했다는 일화는 유명합니다. 그녀가 원했던 것은 평범한 남편과의 저녁 식사, 그리고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었습니다.

 

“그에게는 오직 F1밖에 없었어요. 그의 인생은 일, 일, 그리고 또 일이었죠. 새벽 5시에 일어나 출근하고, 밤늦게 돌아와서도 F1 이야기뿐이었습니다. 우리가 함께 나눌 수 있는 삶은 점점 사라지고 있었어요.”

 

남편은 그녀의 외로움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그녀의 모든 것을 통제하려 들었습니다. 그녀의 쇼핑 습관부터 친구 관계까지, 버니의 간섭은 그녀를 숨 막히게 했습니다. 30cm의 키 차이는 아무런 문제가 아니었지만, 삶을 대하는 방식의 차이는 결코 좁혀지지 않는 거대한 벽이었습니다.

💔 “그의 돈은 내 이름으로… 하지만 내 삶은 아니었죠”

이 부부의 관계에는 또 하나의 기묘한 비밀이 있었습니다. 바로, 버니 에클레스톤의 천문학적인 재산 대부분이 아내인 슬라비카의 이름으로 된 해외 신탁 계좌에 보관되어 있었다는 점입니다.

 

1990년대 후반, 버니는 심장 질환으로 건강이 악화되자 엄청난 상속세를 피하기 위한 절세 전략으로, F1의 지주회사 주식을 포함한 약 40억 달러에 달하는 자산을 당시 영국 비거주자 신분이던 슬라비카의 이름으로 옮겨두었습니다. 법적으로, 그 돈의 주인은 버니가 아닌 슬라비카였습니다. 그녀는 영국에서 가장 부유한 여성 중 한 명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서류상의 부유함은 그녀에게 진정한 행복을 가져다주지 못했습니다. 남편의 일 중독과 통제는 갈수록 심해졌습니다. 그는 딸들에게도 F1 외에는 어떤 것에도 돈을 쓰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겼다고 전해집니다. 가족 여행보다는 다음 그랑프리 개최지를 방문하는 것이 우선이었습니다. 슬라비카의 외로움은 분노로, 그리고 마침내 체념으로 변해갔습니다.

 

2008년 11월, 버니가 브라질 그랑프리에 참석하기 위해 집을 비운 사이, 슬라비카는 결심을 실행에 옮깁니다. 그녀는 조용히 짐을 싸서 24년간 살았던 저택을 떠났습니다. 처음 버니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습니다. “옆집 공사 소음 때문에 잠시 집을 나간 것뿐”이라며 언론을 안심시키려 했습니다. 하지만 슬라비카의 결심은 확고했습니다.

 

그녀는 변호사를 통해 이혼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사유는 “남편의 비상식적인 행동(unreasonable behavior)”.

황금 새장의 문을 스스로 열고 나온 것입니다. 24년간의 결혼 생활, 그리고 두 딸을 함께 키운 세월이 끝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녀가 원했던 것은 돈이 아니었습니다. 그녀는 자신을 옥죄던 남편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자신의 이름으로 된 인생을 되찾고 싶었던 것입니다.

💰 12억 달러를 받고, 1억 달러를 주는 기묘한 합의

이혼 소송이 시작되자, 세상은 버니가 파산할지도 모른다고 떠들었습니다. 법적으로 모든 재산이 슬라비카의 명의로 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녀가 마음만 먹는다면 버니는 빈손으로 쫓겨날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세계적인 F1 제국의 황제가 전처에게 용돈을 받아 생활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가십이 쏟아졌습니다.

 

하지만 슬라비카는 복수를 원하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조용하고 신속하게 이혼 절차를 마무리하기를 원했습니다. 단 58초 만에 끝난 이혼 판결. 그리고 그 뒤에 이어진 재산 분할 합의는 세상을 다시 한번 놀라게 했습니다.

전체 합의금 규모는 약 12억 달러. 하지만 그 내용은 상식을 뒤엎는 것이었습니다.

 

재산의 법적 소유주인 슬라비카가, 이혼 후 전남편 버니에게 그녀의 신탁 기금에서 매년 약 1억 달러(약 1200억 원)를 지급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이를 ‘역(逆) 위자료’라고 불렀습니다. 배신당하고 쫓겨난 아내가 위자료를 받는 것이 아니라, 아내가 남편에게 돈을 주는 기이한 상황. 이것은 버니가 세금 회피를 위해 아내의 이름을 이용했던 법적 허점이 만들어낸 아이러니였습니다. 그는 이혼 후에도 자신이 평생 일군 제국의 과실을, 이제는 남이 된 전처의 주머니를 통해 받아야 하는 처지가 된 것입니다.

 

슬라비카는 이 기묘한 합의를 받아들였습니다. 그녀에게는 매년 1억 달러를 주더라도, 남편의 통제에서 벗어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했습니다. 12억 달러는 그녀가 24년간 황금 새장에서 견뎌낸 세월에 대한 보상이자, 동시에 앞으로 살아갈 자유로운 인생을 위한 티켓이었습니다. 이제 그녀는 더 이상 F1 황제의 아내가 아닌, 자신의 돈과 인생의 주인이 된 ‘슬라비카’로 살아갈 수 있게 된 것입니다.


📜 판례 해설

본 콘텐츠는 2009년에 있었던 버니 에클레스톤과 슬라비카 에클레스톤의 이혼 사례를 바탕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이 사건은 영국 법원에서 진행되었으며, 이혼 자체는 ‘남편의 비상식적인 행동’을 사유로 단 1분도 채 되지 않아 신속하게 승인되었습니다. 핵심은 이후에 이어진 재산 분할 합의였습니다.

 

이 사건의 가장 큰 특징은 남편인 버니가 세금 회피 목적으로 F1 관련 자산 대부분을 아내 슬라비카의 명의로 된 해외 신탁으로 이전해 두었다는 점입니다. 이로 인해 이혼 시점에서는 법적으로 슬라비카가 재산의 대부분을 소유한 형태가 되었습니다. 따라서 최종 합의금 약 12억 달러는 슬라비카가 버니에게 ‘지급’하는 개념이 아닌, 자신의 신탁 재산 중 일부를 버니에게 돌려주는 형태로 구성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특히, 슬라비카가 이혼 후에도 매년 약 1억 달러를 버니에게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진 ‘역위자료’ 조항은 이러한 특수한 재산 구조 때문에 발생한 매우 이례적인 사례입니다.

 

이 이야기는 공개된 법원 기록과 언론 보도 등을 바탕으로 당사자의 심리 상태와 사건의 배경을 드라마적으로 재구성한 것이며, 특정 인물에 대한 비방의 목적은 없습니다.

 

⚠️ 법률적인 문제에 대한 조언이나 상담은 반드시 자격을 갖춘 변호사와 진행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