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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소송 34🤮 바람피운 남편의 변명 "너도 책임있어"

"'우리 관계가 원래 이랬잖아. 나만 잘못한 거 아니야, 너도 책임이 있어.' 외도를 들킨 남편이 제게 한 말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배신을 사과하는 대신, 그 칼날을 제게 돌렸습니다. 저는 그의 불륜에 대한 피해자이자, 동시에 가해자가 되어야 했습니다."

배신을 당한 고통보다 더 아픈 것은, 그 배신의 원인이 나에게 있다는 말을 듣는 것이었습니다. 남편의 외도는 명백한 사실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교묘하게 책임을 제게 전가하려 했습니다. 우리의 식어버린 관계, 사소한 다툼들. 그 모든 것이 자신이 바람을 피울 수밖에 없었던 이유라고 했습니다. 그의 끊임없는 가스라이팅에 저는 어느새 '남편을 외롭게 한 아내', '문제를 키운 아내'가 되어 있었습니다. 이 지독한 정신적 학대와 배신을 끝내기 위해 선 법정. 법원은 그가 유책배우자라고 했지만, 제게 돌아온 위자료는 1500만원 뿐이었습니다.

 

사진-법정
이혼소송

 

안녕하세요. 저는 오늘, 단순한 외도 사건의 피해자가 아닙니다. 배우자의 배신과 동시에 '네 탓'이라는 교묘한 심리적 공격으로 영혼까지 짓밟혔던 한 여성의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이 글은 그의 외도가 아니라, 그의 비겁함에 대한 기록입니다.

🧠 "네가 예민한 거야"… 내가 미친 걸까?

그의 외도를 확신하기 전까지, 저는 오랜 시간 혼란 속에서 살아야 했습니다. 그의 늦은 귀가와 잦은 거짓말, 휴대폰을 감추는 모습에 불안감을 느끼고 "요즘 당신 이상해"라고 말하면, 그는 언제나 같은 대답을 했습니다.

"네가 예민한 거야. 의부증이라도 있어? 피곤한 사람 좀 그만 괴롭혀."

 

그의 단호한 태도에 저는 점점 제 자신을 의심하게 되었습니다. '정말 내가 너무 예민한 걸까?', '내가 그를 믿지 못해서 우리 관계가 나빠지는 건 아닐까?' 그는 저의 합리적인 의심을 '정신적인 문제'로 몰아갔고, 저는 그가 파놓은 함정에 빠져 스스로를 자책하며 괴로워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모든 것이 저를 통제하고 자신의 죄책감을 덜기 위한 치밀한 가스라이팅이었습니다.

💔 진실이 드러난 순간, 그리고 두 번째 공격

하지만 진실은 언젠가 드러나는 법. 저는 결국 그의 휴대폰에서 그가 상간녀와 주고받은 다정한 메시지들과 사진들을 발견하고 말았습니다. 그 순간, 슬픔과 분노가 치밀었지만 한편으로는 기이한 해방감을 느꼈습니다. '그래, 내가 틀리지 않았어. 내 감정이 맞았던 거야.' 그가 씌운 '예민한 여자'라는 굴레에서 벗어나는 순간이었습니다.

 

저는 그에게 증거를 내밀며 진실을 물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반응은 제 예상을 벗어났습니다. 그는 변명하거나 용서를 구하는 대신, 저를 공격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 바람피웠어. 그런데 우리가 언제부터 부부 같았는데? 네가 나한테 어떻게 대했는지 생각해봐. 나만 잘못한 게 아니라고!"

 

그는 자신의 부정행위를 '결과'로, 그리고 저와의 관계를 '원인'으로 둔갑시켰습니다. 배신을 저지른 사람이, 그 배신에 대한 책임을 피해자에게 묻는 이 기막힌 상황. 저는 그의 뻔뻔함 앞에서 할 말을 잃었습니다. 그는 제게 사과할 기회마저 빼앗고, 저를 가해자로 만드는 두 번째 공격을 가한 것입니다.

⚖️ 법정에서도 이어진 책임 전가, 그리고 판결

그의 책임 전가는 법정에서도 계속되었습니다. 그는 변호사를 통해 "원고(아내)와의 성격 차이 및 소원한 관계로 인해 혼인 관계가 이미 파탄 상태에 있었으며, 피고(남편)의 부정행위는 그 이후에 발생한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자신의 잘못을 조금이라도 희석시키고, 위자료를 깎기 위한 비열한 전략이었습니다.

 

저는 법정에서 제가 겪은 심리적 고통을, 그가 어떻게 제 탓을 하며 저를 고립시켰는지를 증언해야 했습니다. 다행히 재판부는 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의 부정행위는 혼인 관계의 신뢰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행위"라며, "설령 그 이전에 부부 사이에 다소의 갈등이 있었다 하더라도, 이를 부정행위의 책임과 동등하게 볼 수는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혼인 파탄의 주된 책임은 남편에게 있다는 명백한 판결이었습니다.

 

제 억울함이 풀리는 순간이었습니다. 저는 이 모든 고통의 대가로 위자료 3,000만 원을 청구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제게 다시 한번 상처를 주었습니다.

"피고는 원고에게 위자료 15,000,000원을 지급하라."

 

1500만원.

법원은 그의 배신 행위에 대한 값은 매겼지만, 저를 '문제 있는 아내'로 몰아가며 제 영혼을 갉아먹은 그 교묘한 정신적 학대, 가스라이팅의 고통은 제대로 계산하지 않은 것 같았습니다. 제가 잃어버린 자존감, 스스로를 의심해야 했던 그 고통스러운 시간의 값은 어디에 포함된 걸까요? 저는 또다시 절반의 위로만을 받아야 했습니다.


판례 해설

본 이야기는 서울가정법원 2021년 판례를 바탕으로 재구성되었습니다. 이 판례는 외도를 저지른 유책배우자가 '원래 부부관계가 좋지 않았다'거나 '상대방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며 책임을 전가하려는 시도를 법원이 어떻게 판단하는지를 보여줍니다.

 

우리 법원은 배우자의 부정행위를 혼인 관계의 근간을 뒤흔드는 매우 중대한 유책 행위로 보며, 그 이전에 있었던 사소한 갈등을 부정행위의 면죄부로 삼는 것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즉, '관계가 소원해서 바람을 피웠다'는 주장은 법정에서 받아들여지기 매우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위자료가 청구액보다 감액된 것은, 법원이 위자료를 산정할 때 부정행위 자체뿐만 아니라 혼인 기간, 나이, 재산 상태 등 다양한 요소를 기계적으로 고려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며, 이는 피해자가 겪은 '가스라이팅'과 같은 심리적 학대의 고통을 온전히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는 한계를 보여줍니다.


😥 법률적인 문제는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세요. 이 글은 실제 판례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이며 법률 자문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배우자의 외도와 더불어 교묘한 책임 전가나 가스라이팅으로 이중의 고통을 겪고 있다면, 혼자 고민하며 스스로를 탓하지 마시고 반드시 법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객관적인 상황 판단과 법적 대응을 준비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