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남편) 항소장 접수.' 1심에서 가정폭력을 인정받고 받은 위자료는 고작 천만원이었습니다. 그 돈으로 제 멍든 세월을 보상받을 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지긋지긋한 싸움을 끝내고 싶어 받아들이려 했습니다. 하지만 남편은 그 천만 원마저 아깝다며, 제게 항소라는 또 다른 폭력을 가해왔습니다."
남편의 주먹 아래서 숨죽여 살았던 수년의 세월. 저는 용기를 내어 가정폭력의 굴레를 끊고 이혼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1심 법원은 그의 죄를 인정했지만, 제 고통의 무게를 고작 위자료 1,000만 원으로 계산했습니다. 억장이 무너졌지만, 이제라도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생각에 그 판결을 받아들이려 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반성은커녕, 그 돈이 너무 많다며 항소했습니다. 제 상처의 값을 흥정하려는 그의 뻔뻔함에, 저는 법정에서 또 한 번 죽어야 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오늘, 가해자의 뻔뻔한 항소가 피해자에게 어떻게 또 다른 폭력이 되는지에 대해 고발하려 합니다. 이 글은 단순히 남편 폭행에 대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자신의 잘못을 조금도 뉘우치지 않는 한 남자와, 법의 이름 아래 두 번의 고통을 겪어야 했던 한 여자의 처절한 기록입니다. 이긴 싸움이었지만, 아무것도 남지 않은 텅 빈 승리였습니다.
🩸 천만 원짜리 상처, 그리고 끝나지 않은 싸움
1심 재판 과정은 끔찍했던 과거를 다시 들추는 과정이었습니다. 저는 남편의 폭력을 증명하기 위해, 눈물로 모았던 상해진단서와 경찰 신고 기록들을 제출해야 했습니다. 그의 폭언이 담긴 녹음을 다시 들어야 했고, 멍들었던 제 몸 사진을 증거로 내야 했습니다. 그 모든 수치와 고통을 견뎌낸 끝에, 법원은 남편이 명백한 유책배우자임을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위자료 1,000만 원이라는 숫자를 본 순간, 맥이 탁 풀렸습니다. 제 수년간의 공포와 눈물, 제 몸에 새겨진 상처와 마음의 트라우마가 고작 그 정도의 가치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깊은 무력감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저는 더 이상 싸울 힘이 없었습니다. 이 지긋지긋한 관계를 빨리 끝내고 싶었습니다.
뻔뻔한 가해자의 항변 "그 돈은 너무 많다"
하지만 그는 저를 놓아주지 않았습니다. 그는 항소했습니다. 이유는 단 하나, '위자료가 너무 과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내가 때린 건 인정하지만, 그 정도로 심하지는 않았다. 위자료 천만 원은 부당하다."
항소심 법정에서 그는 자신의 폭력을 '사소한 다툼'으로, 저의 고통을 '과장된 엄살'로 축소하려 했습니다. 마치 시장에서 물건값을 깎듯, 그는 제 상처의 값을 뻔뻔하게 흥정하려 들었습니다. 반성의 기미라고는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그의 태도에, 저는 분노를 넘어선 깊은 절망을 느꼈습니다. 그는 자신의 폭력 행위보다, 제게 지급해야 할 천만 원이라는 돈을 더 아까워했습니다.
저는 그저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 상처를 치유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하지만 그는 저를 과거의 지옥 속에 계속 묶어두려 했습니다. 그의 항소는 제게 가해진 또 다른 폭력이었고, 제 영혼을 두 번 죽이는 행위였습니다.
⚖️ 상처뿐인 승리, 법은 나를 지켜주었는가
항소심이 진행되는 동안, 저는 혹시나 하는 불안감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혹시 재판부가 그의 주장에 넘어가 위자료를 깎지는 않을까. 혹시 이 싸움이 더 길어지는 것은 아닐까. 하루하루가 고통이었습니다.
다행히, 고등법원은 그의 뻔뻔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피고(남편)의 폭행 정도와 기간, 원고(아내)가 겪은 고통을 고려할 때 1심이 선고한 위자료 1,000만 원은 결코 과하다고 볼 수 없다"며, 남편의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저는 또다시 법적으로는 이겼습니다. 하지만 제 마음에는 어떤 기쁨도 피어오르지 않았습니다. 저는 폭력에서 벗어났지만, 법이라는 또 다른 싸움터에서 너덜너덜해졌습니다. 남편의 잘못을 두 번이나 법정에서 확인받았지만, 그 과정에서 입은 상처는 더 깊어졌습니다. 승리의 대가는 더 큰 고통과 허무함뿐이었습니다.
판례 해설
본 이야기는 수원고등법원 2024년 판례를 바탕으로 각색되었습니다. 이 판례는 가정폭력 가해자가 1심에서 선고된 위자료 액수에 불복하여 항소하는 경우, 법원이 이를 어떻게 판단하는지를 보여줍니다.
가정폭력의 증거가 명백하고 그 행위가 장기간에 걸쳐 이루어진 경우, 법원은 가해자의 '위자료 과다' 주장을 거의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항소 과정에서 반성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가해자에게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이 남편의 항소를 기각한 것은 1심의 판단이 정당했음을 재확인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 판례는 동시에, 현행법 체계가 가해자의 '항소권'을 보장하기에, 피해자는 가해자가 제기한 2차 소송에 끌려 들어가 원치 않는 싸움을 계속하며 정신적 고통이 가중될 수밖에 없는 제도적 한계를 명확히 보여줍니다. 피해자는 법적으로 승소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입는 추가적인 상처로 인해 진정한 의미의 승리감을 느끼기 어려운 현실을 시사합니다.
😥 법률적인 문제는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세요. 이 글은 실제 판례를 바탕으로 재구성된 이야기이며 법률 자문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가정폭력으로 이혼 소송을 진행 중이거나, 상대방의 항소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면, 혼자서 대응하지 마시고 반드시 법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권리를 지키고 심리적 안정을 찾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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