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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소송 37 🤮 뻔뻔한 남편의 항소 "너도 잘못했잖아"... 제 승리는 상처뿐입니다

 

"'피고(남편) 항소장 접수.' 법원에서 온 문자 한 통에, 1심 승소의 안도감은 산산조각 났습니다. 외도를 저질러 가정을 파탄 낸 것도 모자라, 그는 이제 와서 '너도 잘못했다'며, 위자료 2천만 원이 과하다며 항소까지 한 것입니다. 그의 배신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1심 법정에서 남편의 부정행위가 인정되고, 그가 유책배우자라는 판결을 받았을 때, 저는 길고 어두운 터널의 끝이 보인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착각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죗값을 치르는 대신, '너에게도 책임이 있다'며 이혼 소송 항소라는 더러운 진흙탕 싸움을 걸어왔습니다. 결국 항소심에서도 법은 제 손을 들어주었지만, 제 마음에 남은 것은 승리의 기쁨이 아니었습니다. 두 번의 재판을 거치며 너덜너덜해진 마음과 깊은 허무함, 그리고 상처뿐인 승리였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오늘, 이기고도 행복하지 않았던 제 이혼 소송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이 글은 단순히 바람난 남편과의 싸움에서 이겼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자신의 잘못을 덮기 위해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파렴치한 행태와, 법적 승리를 얻기 위해 피해자가 얼마나 더 많은 상처를 감내해야 하는지, 그 씁쓸한 현실에 대한 고백입니다.

🎉 상처뿐이었던 첫 번째 승리

남편이 다른 여자(상간녀)와 바람을 피운 사실을 알았을 때, 저는 배신감에 잠을 이룰 수 없었습니다. 그와의 대화는 불가능했고, 남은 것은 법의 판단을 구하는 것뿐이었습니다. 이혼 소송 과정에서 저는 그의 외도 증거들을 제출하며 제 상처를 증명해야 했습니다. 그 과정 자체가 제겐 고통이었습니다.

 

몇 달의 싸움 끝에, 1심 법원은 "혼인 파탄의 주된 책임은 피고(남편)의 부정행위에 있다"며 제게 위자료 2,000만 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겼다'는 생각에 안도했지만, 마음 한편은 여전히 무거웠습니다. 제 고통의 값이 정말 2000만원일까. 하지만 이 지긋지긋한 싸움을 끝낼 수 있다는 생각에 판결을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 "너 때문에 바람피웠다"… 그의 비열한 책임 전가

하지만 남편은 이대로 끝낼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는 판결에 불복하며 항소했습니다. 그의 항소 이유는 기가 막혔습니다.

"아내가 먼저 나를 무시하고, 부부관계를 소홀히 하는 등 혼인 파탄의 원인을 제공했다. 따라서 혼인 파탄의 책임은 쌍방에게 있고, 위자료 2000만원은 너무 과하다."

 

그는 자신의 외도를 '결과'로, 그리고 저의 행동을 '원인'으로 둔갑시키려 했습니다. 제가 그의 외도 사실을 알고 고통스러워하며 잠시 친정에 가 있던 것을 '악의적 유기'라고 주장했고, 그의 배신에 상처받아 차갑게 대했던 것을 '부부관계 회복 노력 부족'이라고 매도했습니다.

 

그의 주장을 읽으며 온몸의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죄를 덮기 위해 저를 '문제 있는 아내'로 만들려 했습니다. 저는 항소심 법정에서 제 자신이 나쁜 아내가 아니었음을, 그의 주장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거짓인지를 다시 한번 증명해야 했습니다. 1심의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더 큰 상처가 제 마음을 할퀴었습니다.

🏁 두 번의 승리, 그리고 남은 것들

항소심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저는 하루하루가 살얼음판 같았습니다. 혹시나 재판부가 그의 거짓말에 속아 넘어가는 것은 아닐까, 제가 더 큰 상처를 받게 되는 것은 아닐까 불안에 떨어야 했습니다.

 

다행히, 항소심 재판부는 현명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남편)가 주장하는 사정들은 그의 부정행위 이후에 나타난 결과이거나, 그의 부정행위에 비하면 혼인 파탄에 미친 영향이 극히 미미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리고 "1심이 정한 위자료 2,000만 원은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며, 남편의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저는 또 이겼습니다. 법은 "혼인 파탄의 책임은 전적으로 남편에게 있다"고 두 번이나 확인해주었습니다. 주변에서는 축하한다고 했지만, 저는 조금도 기쁘지 않았습니다.

 

저는 무엇을 위해 이 지루하고 고통스러운 싸움을 계속해야만 했을까요? 그의 잘못을 세상에 두 번이나 증명하기 위해서? 제 상처에 '2000만원짜리'라는 법원의 확인 도장을 받기 위해서? 제게 남은 것은 승소 판결문 두 장과, 더 깊어진 마음의 상처, 그리고 이 모든 과정에서 소모된 시간과 돈, 감정뿐이었습니다.


판례 해설

본 이야기는 대구가정법원 2024년 항소심 판례를 바탕으로 각색되었습니다. 이 판례는 외도 등 명백한 유책 사유를 가진 배우자가 이혼 소송에서 패소한 후, 위자료를 감액받거나 책임을 회피할 목적으로 '쌍방 과실'을 주장하며 항소하는 경우, 법원이 이를 어떻게 판단하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항소심 법원은 혼인 파탄의 근본적이고 주된 원인이 무엇인지를 면밀히 살핍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아내의 특정 행동들이 남편의 부정행위 '이후'에 나타난 자연스러운 반응이거나, 부정행위라는 중대한 유책 사유에 비하면 극히 사소하다고 보아 남편의 주장을 배척했습니다. 즉, 법원은 가해자가 자신의 잘못을 덮기 위해 피해자의 반응을 문제 삼는 '책임 전가'를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법적으로는 완벽한 승리를 거두었지만, 그 과정에서 피해자가 겪어야 하는 추가적인 정신적 고통과 소모적인 다툼은 법적 승리의 기쁨을 반감시키는 씁쓸한 현실을 보여줍니다.


😥 법률적인 문제는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세요. 이 글은 실제 판례를 바탕으로 재구성된 이야기이며 법률 자문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이혼 소송에서 상대방이 불복하여 항소한 경우,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상대의 주장을 법리적으로 반박하고 1심 판결의 정당성을 유지하기 위한 체계적인 대응이 필요합니다.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여 항소심을 준비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