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돈은 구원을 위한 가장 가치 있는 헌금이야. 당신은 믿음이 부족해서 이걸 이해 못 해.”
남편은 우리 가족의 전 재산과 대출금까지 끌어모은 2억 1천만 원을 특정 종교 단체에 바치고 제게 그렇게 말했습니다. 4년간의 결혼 생활 끝에 제 손에 남은 것은 텅 빈 통장과 아이, 그리고 남편이 남긴 빚뿐이었습니다. 눈앞이 캄캄했지만, 법원은 저에게 기적과도 같은 판결을 내려주었습니다. 🙏💸✨
천국을 향한 믿음, 지옥이 된 가정
2017년 5월, 저희는 부부가 되었습니다. 평범하고 행복했던 결혼 생활. 하지만 남편이 특정 종교 단체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모든 것이 변했습니다. 처음에는 건전한 신앙 생활이라고 생각했지만, 그의 믿음은 곧 광신적인 집착으로 변해갔습니다.
남편은 가정을 돌보는 대신, 대부분의 시간을 종교 활동에 쏟아부었습니다. 더 큰 문제는 돈이었습니다. 그는 저와 한마디 상의도 없이, 우리가 함께 모은 돈을 ‘헌금’이라는 명목으로 종교 단체에 갖다 바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저와 어린 아이에게까지 자신의 믿음을 강요했습니다. 제가 거부할 때마다 그는 저를 ‘믿음이 부족한 사람’, ‘사탄의 유혹에 빠진 사람’으로 몰아세웠습니다. 저희 집은 더 이상 사랑과 평화의 공간이 아닌, 그의 일방적인 믿음을 강요하는 숨 막히는 공간이 되어갔습니다.
2억 1천만 원, 사라져버린 우리 가족의 미래
2021년, 저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남편이 지난 3년간 그 종교 단체에 바친 헌금 총액이 무려 2억 1,000만 원에 달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돈은 우리의 예금, 적금, 심지어 그가 몰래 받은 대출금까지 포함된 금액이었습니다.
우리 아이의 미래를 위해, 우리의 노후를 위해 한 푼 두 푼 아껴가며 모았던 모든 돈이 허공으로 사라진 것입니다. 저는 배신감과 절망감에 무너져 내렸습니다. 제가 그에게 통장 내역을 내밀며 따져 묻자, 그는 조금의 죄책감도 없이 오히려 저를 비난했습니다.
“이건 우리 가족의 구원을 위한 거야! 당신은 세속적인 것에만 눈이 멀어서 중요한 걸 못 봐!”
그에게 가족은 구원을 위한 ‘헌금’을 마련하는 도구에 불과했습니다. 더 이상 그와 함께 미래를 그릴 수 없었습니다. 저는 아이를 지키기 위해, 이 지옥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혼을 결심했습니다.
법원, “사라진 헌금 2억, 남편 당신 몫으로 계산합니다”
이혼 소송을 준비하며 가장 두려웠던 것은 ‘재산분할’이었습니다. 남편이 이미 전 재산을 헌금으로 탕진했기 때문에, 이혼하더라도 제가 받을 수 있는 돈은 거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빈털터리로 아이와 함께 길거리에 나앉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시달렸습니다.
하지만 서울가정법원은 저의 눈물을 닦아주며 상식을 뛰어넘는 판결을 내려주었습니다. 재판부는 남편의 파탄 책임을 명백히 인정하는 것을 넘어, 재산분할에서 기적 같은 계산법을 적용했습니다. ⚖️
저의 인생을 구한 판결의 핵심 논리:
- 남편의 명백한 유책 인정: "피고(남편)는 원고(아내)와 상의 없이 2억 원이 넘는 거액을 종교 단체에 헌금하여 가계 경제를 파탄에 이르게 하고, 자신의 신앙을 강요하며 갈등을 유발하였다. 혼인 파탄의 주된 책임은 피고에게 있다."
- 위자료 2,000만 원 지급: "피고의 독단적인 행위로 인해 원고가 겪었을 정신적 고통을 고려하여, 피고는 원고에게 위자료 2,000만 원을 지급하라."
- 재산분할의 기적: 법원은 남편이 헌금한 2억 1,000만 원을 ‘악의적으로 처분하여 은닉한 재산’으로 보았습니다. 그리고 재산분할을 할 때, 이 사라진 돈이 마치 ‘현재 남편이 보유하고 있는 재산’인 것처럼 간주하여 총 재산을 계산했습니다.
- 최종 판결: 이 계산법에 따라 저의 기여도(40%)를 적용한 결과, 법원은 남편이 저에게 약 1억 4,000만 원의 재산을 분할 지급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이는 우리에게 실제로 남아있던 순재산(약 1억 5천만 원)의 대부분에 해당하는 금액이었습니다.
법원은 남편이 종교 단체에 바친 돈 중에서 저의 몫을 정확히 계산하여 되찾아준 것입니다. 저는 텅 빈 통장 앞에서 절망했지만, 법은 저와 제 아이의 미래를 지켜주었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승소가 아닌, 정의의 실현이었습니다.
판례 해설
위 이야기는 서울가정법원 2021년 선고된 이혼 소송 판례를 바탕으로 재구성되었습니다. 이 판례는 배우자의 종교 문제, 특히 과도한 헌금으로 인한 재산 탕진 시, 피해 배우자를 법원이 어떻게 보호하는지를 보여주는 매우 중요한 사례입니다.
- 종교의 자유 vs 가정 유지 의무: 헌법은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지만, 그것이 부부간의 부양, 협조, 정조 의무 등 가정 유지 의무를 저버릴 무한한 권리는 아닙니다. 이 사건처럼, 종교 활동에 과도하게 몰입하여 가정을 돌보지 않고, 특히 배우자와 상의 없이 거액을 헌금하여 가계 경제를 파탄에 이르게 하는 행위는 명백한 이혼 사유가 됩니다.
- ‘사해행위’에 대한 재산분할 계산법: 이 판결의 가장 중요한 핵심입니다. 우리 민법은 부부 일방이 이혼 및 재산분할을 피할 목적으로 재산을 악의적으로 처분(증여, 헐값 매매, 은닉 등)한 경우, 그 처분된 재산을 재산분할 시 현존하는 것으로 보고 분할 대상에 포함시킬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재산분할 대상 재산 확정). 법원은 남편의 과도한 헌금 행위를 이에 준하는 ‘악의적 재산 감소 행위’로 보고, 아내의 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해 사라진 헌금을 남편의 재산으로 간주하는 획기적인 판단을 내렸습니다.
- 자녀의 복리와 양육권: 배우자 일방이 특정 종교에 지나치게 몰입하여 자녀에게까지 그 믿음을 강요하는 경우, 법원은 자녀의 건전한 성장과 복리를 위해 다른 배우자를 친권자 및 양육자로 지정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 판결은 배우자의 광신적인 믿음이 가정을 파괴할 때, 법원이 피해 배우자와 자녀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통쾌하고 의미 있는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 모든 법률 상담은 반드시 변호사와 직접 진행하시기 바랍니다.